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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이해와 공감, 함께하는 첫걸음

by sun-2025 2025. 4. 23.

 

발달장애 이해와 공감, 함께하는 첫걸음

아이가 또래보다 조금 느리게 말하거나, 낯선 환경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할 때 부모는 당황스러움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처음엔 성장의 개별 차이라고 믿으며 기다려 보지만, 어느 순간 다른 아이들과의 간극이 커지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그제야 처음 들어보는 단어, '발달장애'를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이 글은 그런 부모와 보호자, 그리고 발달장애를 둘러싼 세상 속 사람들을 위해, 아주 솔직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로 풀어낸 글입니다. 발달장애는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이웃, 학교, 카페, 지하철 안에서도 누군가는 조용히 견디고 있습니다. 조금 느릴 뿐, 조금 다를 뿐인 그들과 우리는 결국 같은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1. 발달장애 아동의 일상과 가족의 삶

 자폐, 지적장애, ADHD... 다양성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발달장애는 아동기의 뇌 발달에 문제가 생겨 다양한 발달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합니다. 언어, 사회성, 인지, 감각, 운동 능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대표적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지적장애, 언어장애, ADHD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양새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같은 진단명이라도 누군가는 말을 유창하게 하지만 사회적 단서 파악이 어렵고, 또 누군가는 감각 과민으로 큰 소리에 고통스러워하기도 하죠. 7살 아들을 둔 김지은(가명) 씨는 처음엔 아이가 장난이 심하고 말이 늦은 줄로만 알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매일 반복된 행동만을 하며 울 때도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큰 결심 끝에 발달센터 문을 두드렸습니다. "진단을 받던 날, 집에 돌아와 아무 말도 못 하고 주저앉아 울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그대로인데, 내가 너무 두려워했던 거더라고요. 그때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하나씩 배워가기 시작했어요." 지은 씨의 말처럼, 진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아이를 돌보며 스스로를 돌보는 일도 중요합니다. 발달장애 아동과 살아간다는 건,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않고 그 아이만의 리듬을 존중하며 사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일은 때로 너무 외롭고 버거운 싸움이기도 합니다. 발달장애는 가족 모두의 삶을 뒤바꿉니다. 갑작스러운 외출이 어렵고, 늘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며, 계획되지 않은 돌발 상황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하니까요. 박정화(가명) 씨는 마트에서 아이가 큰 소리로 울고 바닥에 주저앉았던 날을 잊지 못합니다.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누가 '저렇게 키우면 안 된다'라고 말했어요. 그날 밤, 혼자 화장실에서 참 많이 울었어요. 그런데 아이는 여전히 제 품 안에 있고, 웃기도 하죠. 그래서 다음 날 또 일어날 수 있었어요." 발달장애 아동의 부모는 아이의 미소 하나에도 다시 하루를 버틸 용기를 얻습니다. 하지만 가족만의 노력으로는 지치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의 이해와 지지입니다. 친구의 따뜻한 메시지 한 줄, 교사의 기다려주는 눈빛, 이웃의 작은 배려가 그들의 일상을 얼마나 밝게 만들어주는지 우리는 자주 잊곤 합니다.

2. 교육과 지원제도

우리나라에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이 있습니다. 이런 제도적 도움은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특수교육 대상자 지정, 발달재활서비스, 치료 바우처, 가족 지원 프로그램 등 여러 제도가 있지만, 막상 필요한 이들이 체감하는 바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긴 대기 시간, 복잡한 행정 절차, 지역 간 서비스 편차는 현장의 현실입니다. 한 어머니는 발달장애 자녀를 위한 치료센터를 알아보느라 두 달을 발품 팔았습니다. "정보는 쏟아지는데, 정작 어디에 문의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렇게 직접 부딪치며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그마저도 일 년 대기였어요."  장애인의 부모님처럼 보호자들은 체계적 안내와 실제적 도움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자체 단위로 부모 교육 프로그램, 부모 상담, 놀이 지원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더욱 촘촘한 지원 체계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3. 발달장애 이해와 공감으로 함께 살아가는 세상

다름을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됩니다. 우리는 누군가와 속도가 다르다는 이유로 선을 긋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사회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표현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땐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해 나가는 중입니다. "같이 살아가는 세상"은 말로만 되는 게 아닙니다. 다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다려주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불편함을 겪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불편해하는 시선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길거리에서, 놀이터에서, 교실 안에서 그들이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 사회, 그 출발은 우리 마음의 여유에서 시작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이미 변화의 씨앗을 품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다가가고, 조금만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우리는 분명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